A gift for thee

일기장을 뒤적이다가 그간 잊고 있었던 기억 조각을 찾았다.

“집을 떠나있는 시간이 긴 당신에게 당신 고향의 하늘을 선물해주고 싶었어.”

2년 반 전 내가 그린 유화를 선물하며 했던 말이었다.
그래, 그랬었지.
그런 예쁜 마음으로 그 그림을 그렸지, 나.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가 그곳에서의 따뜻한 추억을,
그 그림에서나마 그 하늘 아래에서 당신 기다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더랬지.
그동안 나 이 마음 잊고 있었구나
새삼 그리움에 젖어 그 짧은 기록을 읽고, 또 읽었다.

사실 그림을,
특히 원본을 다른 이에게 선물하는 일은 쉽지 않다.
화가에게 그림은 그의 자식이나 마찬가지이니까.
그래서 꼭 선물을 해야 한다면 보통 특수 인화한 디지털 프린팅에 서명을 더하거나, 일정 수량 프린팅을 제한해서 그 희소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받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게 된다.
그럼에도 가끔 원본을 선물하고픈 마음을 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스스로 놀랄만큼 망설임 없이 그림을 건네게 되는 것 같다.

내게는 총 세 사람이었는데,
처음은 내게 가족 같은 고교 은사님이었고,
두 번째는 특별한 친구였고,
세 번째는 내가 존경하는 어른이었다.
당신을 꼭 닮은 그림이라서,
이 그림이 당신에게 잠깐이나마 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때로는 이 그림이 나보다는 당신에게 더 큰 기쁨이 될 것 같아서.
각 다른 이유에 다른 거리의 친분이었지만
어쩐지 당신에게 꼭 어울리는 그림이라는 생각에선뜻 선물했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세 사람 모두 받는 것보다는 남에게 베푸는 것에 더 익숙해 보였고.
그래서 나만큼은 당신에게 선물 받는 기쁨을 줄 수 있길 바랐나 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그림이 당신에게 특별한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래, 그랬었지.
내게도 특별한 선물 같은 시간이었어.
이 마음을,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참 고마운 순간이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래서 더 아름다운 그런 그들의,

당신이 내게 보낸 고마운 선물이었어.

 

2018년 3월 1일
그 특별했던 어제를 추억하며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