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의미

인간에게는 기존에 누려왔던 것을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배우자를 선호하고, 일평생 일군 부와 명예를 자식에게 물려주기도, 때때로 꿈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기도 한다. 되돌아보면, 언제부턴가 내가 자발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 또한 이 습성 때문일 테다 – 내 평생 누려왔던 어머니표 밥상의 따뜻함, 이어가고 싶은 가족의 시간과 문화가 있기에. 기억…

Gang Doenjang Stew

늘 이맘쯤이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비스듬한 파란 슬레이트 지붕. 마당 한가득 메운 뿌연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 지은 듯한 집 뒤편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은 부엌 하나가 보여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리 앉은 그 부엌 안에는 벌건 불길을 내뿜는 아궁이와 쉴 새 없이 가마솥 속 콩물을 휘젓는 우리 외할머니가 있고요….

Pan-fried Beef Wrapped Tofu with Chili Tomato Sauce

매주 수요일이면 동네 아파트 샛길을 따라 수요장이 들어서요. 후후 불어가며 뜨거운 어묵 꼬치를 베어 무는 아이부터 과일값을 흥정하는 할머니까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온 동네에 생기가 도는 하루에요. 그중에서도 매주 빠짐없이 장터 입구를 지키는 두부 트럭은 언제 보아도 반가운 수요장의 터줏대감이지요. “피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갓 만든 두부에서 피어 오르는 하얀 김이 보이면 어김없이 두부 트럭…

Pork-belly Papillote with Apple Compote

혼자 보내는 시간,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해요 –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니까요. 다음 마디로 넘어가기 위한 일종의 ‘쉼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평소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기 때문에 정신없이 일정에 끌려다니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 가버려요. 덕분에 집에 돌아오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고단할 때가 많지요. 고민거리가 있거나 생각의 정리가 필요해도 혼자인 시간이 없으니 자꾸 미루게 되고요.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