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 Doenjang Stew

늘 이맘쯤이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비스듬한 파란 슬레이트 지붕. 마당 한가득 메운 뿌연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 지은 듯한 집 뒤편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은 부엌 하나가 보여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리 앉은 그 부엌 안에는 벌건 불길을 내뿜는 아궁이와 쉴 새 없이 가마솥 속 콩물을 휘젓는 우리 외할머니가 있고요.

“자, 이제 무봐라 (이제 먹어봐).” 스뎅(스테인리스) 대접 한가득 갓 완성된 순두부가 담기기 무섭게 냉큼 숟가락을 꺼내어 덤벼들어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두부 한 숟가락이면 잠시나마 추위를 잊을 수 있으니까요.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를 오물거리다 보면 끝에 아직 다 가시지 않은 콩의 풋내가 느껴져요. 하지만 어쩐지 그 비릿함조차 맛있게 느껴지는 건 아마 여전히 낯선 부뚜막의 모습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정신없이 순두부 한 사발을 비우고 나면 곧 멀리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두부 다 됐다. 이제 밥 무러 오이소 (식사하세요)!”

이제는 쉬이 보지 못하는 장면.

그래서일까 매년 겨울이면 할머니의 가마솥 두부가 그리워요. 할머니 냄새를 닮은, 할머니의 따스함을 담은 손두부가.

추억의 맛이 더해졌기 때문인지 여간해서는 할머니의 두부만큼 맛있는 두부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마트표 두부는 너무 부드럽고, 시장표 두부는 금방 쉬어버리죠. 그나마 요즘은 집 앞 수요 장터에 오는 두부 트럭 덕분에 그 아쉬움을 달래고는 해요. 할머니표 두부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콩으로 갓 만든 두부 트럭표 두부의 맛이 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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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트럭이 왔다 간 뒤 한동안은 식탁에서 두부 요리가 빠지지 않아요. 손이 많이 가지만 아무래도 한식 상을 자주 차리게 되죠. 비름을 살짝 데쳐 으깬 두부에 무친 비름나물부터 들깻가루 듬뿍 시래기나물이며 쇠고기 소를 넣은 더덕구이까지… 거기에 두부와 논 우렁이살 듬뿍 넣은 강된장 찌개까지 더하면 두부 한 모가 알차게 들어간 든든한 한 상이 완성되어요.

그래서 소개해요, 건강하고 맛있는 [강된장 찌개].

밥 위에 얹어 한 그릇 덮밥으로 먹어도 좋고, 저처럼 한 상 찌개로 곁들여도 든든하답니다. 쫄깃한 논 우렁이살에 폭신한 감자, 그리고 간간이 씹히는 두부의 고소함까지 – 갓 지은 밥 위에 얹어 한술 뜨면 금세 시골집에서야 마주할 법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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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아욱 무침이나 깻순 볶음 등 담백한 나물류를 곁들이면 그 맛이 배가 되어요. 비빔밥처럼 대접에 밥을 넣고, 그 위에 볶은 무채와 [강된장 찌개]를 듬뿍 얹어 비벼 먹어도 일품이지요.

특히 이번 레시피에서는 일본 백된장과 다시마물로 집된장의 짠맛을 덜고, 대신 단맛을 더했답니다. 평소 짠맛이나 쿰쿰한 냄새에 강된장을 피했던 사람도 밥에 듬뿍 얹어 먹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 한식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나 아이에게도 제격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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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화려하지 않아서 더 큰 감동이 느껴질 때가 있죠. 군더더기 없이 진정성만 느껴지는 따뜻한, 그런 감동 말이어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강된장 찌개]에는 그런 소박한 정성이 담겨있어요.

마당 한가득 메우던 콩 삶는 냄새며 할머니의 마음이 담긴 투박한 손두부까지 – 그 따스한 추억을 한 그릇 찌개에 오롯이 담았습니다.

찬 바람이 살 가르는 초겨울의 오늘,  [강된장 찌개]와 함께 아늑하고 따뜻하게 한 주를 마무리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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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한 개. 중간 크기 감자
손가락 두 마디 두께. 두부
1/4 컵. 논우렁살 (8~10마리)
손가락 한 마디 두께. 무 (생략 가능)
두 숟가락. 다진 대파
1/4개. 양파
한 숟가락. 백된장 (또는 시판 된장 + 매실액이나 꿀 1/2 숟가락)
반 숟가락. 집된장 (또는 시판 된장)
1/4 숟가락. 고추장
1/4 숟가락. 참기름
한 컵. 다시마물
반 숟가락. 식용유

** 레시피 계량 기준은 밥 숟가락과 종이컵(200ml)입니다.

만드는 법:

  1. 감자, 무, 양파, 두부를 1cm 큐브 모양으로 썰어 준비하고
  2. 식용유를 두른 팬에 무, 감자, 양파 순으로 넣어 볶다가
  3. 다시마물을 넣고
  4. 다시마물이 끓으면 백된장과 된장, 고추장을 넣고
  5. 양념이 곱게 풀리면 두부, 논우렁살을 넣고
  6. 한소끔 끓으면 참기름과 다진 대파를 넣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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